업계동향
원자재 비축-선물거래로 100억원이상 벌어
국제 구리가격이 폭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구리를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엠비메탈과 이구산업이 대기업 못지않은 시장 분석력을 동원, 원자재 헤징(hedgingㆍ가격변동으로인한 손실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원자재 구입비를 연간 100억원이상 절감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선 원재료(구리봉) 생산업체인 엠비메탈(대표 황보명진ㆍ옛 선진금속)과 산업용 황동판 제조업체인 이구산업(대표 손인국)은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불구 정확한 시장 분석을 통해 100억원이 넘는 원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올들어 구리 국제 원자재가격은 전년에 비해 배 이상 올라 구리가공업체들은 원가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엠비메탈은 지난해 말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가격이 폭등할 것을 미리 예상, 상당량의 원자재를 구매 비축했다. 실제 LME 구리가격은 올 5월 t당 8000달러를 웃도는 등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폭등세를 보였으나 엠비메탈은 초과이익을 남기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충북 음성에 공장을 두고 정기동판이나 스크랩을 녹여 굵기 8㎜의 동봉을 만들어 극동전선 화성전선 대원전선 등 전선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원자재비용 변동헤지가 곧 기업의 실적으로 직결됐다.
엠비메탈은 상반기 1810억34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0억800만원에 비해 9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억2400만원으로 전년 845만원에 비해 1000배나 급증하는 등 경영정상화로 거래소 재상장을 추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제 전기동가격의 80%는 수급사정에 의해 오르고 나머지 20%는 투기로 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은 변동성을 감안해 원자재 수급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판재 제조업체인 이구산업은 지난 2003년부터 전기동 선물거래를 통해 연간 100억~1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t당 5000달러에 선물 거래한 수 천t은 상당한 평가이익(비용절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손인국 사장은 매일 원자재동향 외신을 체크하고 선물 에이전트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구매량을 결정한다. 또 동판재류를 생산하려면 미리 3개월치의 전기동을 확보해야 하므로 선물거래 외에 원자재 비축으로도 비용절감에 성공하고 있다.
손 사장은 "주요 원재료인 동, 아연, 주석 등의 가격은 국제시세에 따른 변동성이 커 리스크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원재료 공급원과의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구산업은 상반기 560억원 매출을 올렸으나 4억여원의 순손실을 냈다. 포승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금융비용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국제 전기동가격은 지난해 t당 평균 3500달러에서 올 5월 8000달러까지 오른 뒤 현재 7600~780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